My Story/육아일기

육아휴직 D+24 - 예니 백일 사진 찍는 날

minarae7 2017. 8. 1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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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생후 1430일, 예니 생후 190일.

예니는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 해야할 일들이 많아졌다. 6개월에 맞는 예방접종도 해야하고, 영유아검사도 해야하고.

고개를 못 가누어서 미뤄두었던 백일 촬영도 해야한다.

오늘은 영유아검사, 예방접종, 백일 촬영하는 날.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힘들텐데 어쩔 수 없이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자꾸 미뤄두기만 하면 해야할 일이 쌓이니까.

스튜디오 촬영은 산후조리원에 다녀오면 서비스로 신생아촬영까지 해주는데 원본 욕심내면  계약하고 일이 많다.

민이 때도 서비스만 찍고 오자고 했다가 결국 계약하고 왔다.

예니는 서비스로 민이까지 찍어주니 계약을 안할 수가 없다.

성장이 더딘 예니는 보통 120일 전후로 찍는 백일 사진을 190일이 되어서야 찍었다. 그것도 아주 힘들게.


5살이 된 민이는 어느덧 이렇게 성숙한 어린이가 되었다. 아직 씻는건 아빠랑 하고 많은 것을 부모에게 의지하는 아이지만 어느덧 부쩍 자라버린 민이를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그리고 요근래 들어서 뜬금없이 민이에게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그냥 내가 마음을 잘 추수리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아이가 성장해나가는 과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엄마의 자리를 자꾸 침범하는 아빠여서인지, 아니면 엄마와는 다른 아빠의 육아 때문인지 민이는 아빠에게서 조금씩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아무래도 딸이어서 그렇겠지만 엄마와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지고 아빠는 상대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적어지는 것도 원인이지 싶다.

그러면서 문득 벌써 이러면 나중에 더 커서는 얼마나 먼 거리감을 느끼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더 잘해주고 챙겨주고 싶지만 불현듯 느껴지는 거리감은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니의 첫 영유아검사. 4~6개월 사이에 해야하는데 예니는 막차로 영유아 검사를 한다.

예니는 너무 작아서 조금이라도 더 키워서 검사를 받고 싶었던 부모 마음때문에 그런거 같다.

검사결과는 큰 문제없이 자라고 있지만 확실히 성장이 더딘 편이라는 소견.

혹시 다른 곳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라는 의견이다.

예니는 태어나면서 빈맥증상이 있어서 건대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했던 전력이 있어서 일단 건대병원으로 예약을 잡아두었다.

의사 말이 갑상선 호르몬에 문제가 있으면 성장이 좀 더딜 수 있다며 호르몬 약을 먹으면 성장이 빨라진다고 한다.

아빠 마음은 차라리 그 문제여서 좀 힘들더라도 호르몬약을 먹으면서 빠르게 성장했으면 한다.

그럼 지금처럼 언제 크나 하는 노심초사는 안해도 될거 같은 마음 때문이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예니는 엄마랑 꼭 끌어안고 잠이 든다.

그 사이 아빠는 빠르게 집을 정리한다. 설거지를 하고 더치커피를 올려두고 택배를 뜯고, 젖병을 삶아서 소독해둔다.

어느덧 촬영갈 시간.

세식구가 부지런히 준비해서 스튜디오로 출발.

백일촬영 3번째 시도끝에 마칠 수 있었다.

스튜디오로 가는 길에 오늘도 못 찍고 오면 어쩌나 엄청 걱정했는데 걱정한 것에 비해서 잘 마무리 하고 왔다.

원래는 옷을 3번 갈아입어야 하는데 급피곤하신 예니 때문에 오늘은 2번만 찍는걸로 하고 마무리.

그래도 마무리하고 왔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걱정하는 엄마아빠 마음을 아는지 예니는 비교적 잘 웃으면서 촬영에 임해주었다.

집으로 돌아온 엄마아빠는 4시가 되어서야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집에 오는 길에 스시 도시락을 사와서 간편하게 해결.

이제 민이 올 준비를 한다. 오늘은 드디어 휘트니스 등록을 하고 왔다.

내일부터 열심히 운동해야지~

장에 가서 과일을 조금 사고 집으로 오는 길에 이유식에 넣을 소고기를 산다.

한우 안심으로 사면서 비싸지만 조금 더 사서 민이 구워줄 생각을 한다.

민이 집으로 데리고 와서 오늘 받은 원본 사진을 정리하고 저녁을 차려준다.

소고기를 구워줬더니 밥을 다 먹고도 계속 고기만 집어먹는다. 맛난 고기를 확실히 잘 아는 듯.


저녁 시간에는 언니 오빠랑 한바탕 놀다가 잠이 든 민이.

오늘 피곤했는지 잠에서 깨지못하는 예니.

또 이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시간날 때 책도 읽고 공부도 할 계획이었지만 결코 짬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시간은 또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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