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육아일기

육아휴직 D+52 - 엄마없는 날

minarae7 2017. 9. 1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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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생후 1458일, 예니 생후 218일.

이번 학기 아내는 월요일과 수요일에 저녁수업이 있어서 늦은 밤에 귀가한다.

그래서 아내가 출근하는 11시부터 예니는 온전히 아빠 차지이고 더불어 5시 30분에 귀가하는 민이도 같이 돌보아야 한다.

예니는 제시간에 분유 타서 먹이고 졸려하면 재우고 저녁 시간에 먹이는 이유식만 잘 먹이면 된다.

하지만 민이는 손이 참 많이 간다.

아내는 간단하게 반찬을 해서 먹이라는데 그게 잘 안된다.

뭐라도 잘 먹는 반찬을 하나 더 해서 먹이고 싶고 건강하게 먹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인스턴트 식품들이 워낙 잘 나오니까 오히려 내가 해서 먹이는 것보다 더 맛있겠지만 그래도 매일 그런 것만 먹일 수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누나네랑 위층 아래층으로 살다가 보니 은근히 조카들 먹는거랑 비교해서 신경쓰이기도 한다.

간단한 반찬이라도 민이가 잘 먹는걸로 하나라도 더 해서 먹이고 싶은 마음이다.

밥도 그렇지만 민이는 참 요구사항도 다양하고 해줘야하는 것도 많다.


그리고 예니는 계속 안고 있어야 하는 아이다.

안아서 재우고 안아서 먹이고 안아서 트림시키고.

예민한 아이인지 아니면 예민하게 키운건지는 모르겠지만 조그만 소리에도 깨고 자는거 내려두다가 깬 적이 벌써 여러번이다.


오늘은 예니가 아침부터 잠에 취해있다.

엄마가 출근하는 시간이 지나도록 잠에서 깨지 않아서 일부러 깨워서 분유를 먹였다.

그 때부터 제대로 된 잠을 청하지 못한다.

잠깐 자고 깨어나고 잠깐 자고 깨어나고를 반복한다.

푹 자라고 일부러 옆에서 지키고 있는데도 금방 깨기를 반복한다.

떼쟁이 예니는 계속 졸립기다.

이렇게 계속 자다 깨다가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분유도 얼마 못 먹고 잠드셨다.


민이가 하원한 이후 완전 정신이 없다.

평소에는 실수를 잘 안하는데 오늘은 유치원에서도 실수를 했다는데 집에 오자마자 서서 실수를 한다.

예니는 집에 돌아와서 내려두자마자 울어대는데 민이가 실수를 하고 나니 정신 혼미해지기 시작한다.

반찬으로 계란찜이라도 하나 더 하려고 했으나 그럴 상황이 아닌지라 일단 민이를 씻기고 밥을 먹인다.

예니는 하도 울어서 범보의자에 앉혀두니 잘 앉아있는다.

반찬은 어제 모두 다 먹어서 오늘 만든 반찬만 간단하게.

일단 민이 식사가 끝나고 예니 이유식을 먹이는데 처음에는 잘 받아먹다가 죽겠다가 울어버린다.

재빨리 분유를 타왔는데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아무리 시끄럽게 빨래를 개고 설거지를 해도 계속 잠에 자고 있다.

낮에 제대로 못 자서인지 잠에 취해버렸다.

뒤정리를 다 하고 잠에서 깨라고 윗층에 다녀왔다.

집으로 내려와서 예니를 씻기고 민이를 씻겼다.

민이가 씻는 동안 예니는 계속 울기만 한다.

민이 다 씻기고 옷까지 입혀두고 졸리면 쇼파에서 자라고 하고 예니 분유를 먹이러 간다.

수유텀이 완전히 망가져서 거진 6시간만에 분유를 먹는다.

중간에 이유식을 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허기져서 못 자는거 같았다.

분유를 먹다가 어느 정도 배가 찼는지 곯아떨어져서 눕혀놔도 잘 잔다.

방으로 가보니 민이는 이미 쇼파에서 잠들었다.

민이 머리를 말려주고 침대에 눕혀서 하루 일과 끝.

중간에 예니가 깨면 분유만 한번 더 먹이면 끝날 일과이다.


분명히 육아휴직을 시작하면서 거진 3주를 엄마가 늦게 와서 저녁 시간에 애들을 혼자 봤는데 그 때는 어떻게 봤는지 모르겠다.

아내가 늦게 들어오는 날 예니가 울기 시작하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거기에 민이도 징징대기 시작하면 정말 정신줄을 잡고 있기가 힘들다.

다행이도 민이가 이런 상황에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있다.

물론 아직 이 상황이 매우 싫고 질투나겠지만 그래도 나름 잘 적응해주고 있어서 다행이다.

예니가 조금만 더 크면 둘이 같이 놀텐데 그럼 한결 더 수월해지겠지?

엄청 길거 같았던 육아휴직도 어느덧 꽤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이 소중한 시간을 더 아끼면서 지내야겠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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