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육아일기

육아휴직 D+94 - 아빠와딸&저녁밥상

minarae7 2017. 10. 2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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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생후 1500일, 예니 생후 260일.

오늘로 민이는 생후 1500일이 되었다.

늘 꼬꼬마 같은 민이는 이제는 제법 어린이 티가 나는 거 같다.

1500일이라는 시간 동안 민이와 아빠는 참 많은 추억을 쌓아왔다.

이제는 제법 둘이 함께 어울리며 지내는 방법도 터득했고 서로 양보할 부분은 양보할 줄 알게 되었다.

아직까지 엄마 껌딱지이지만 그래도 아빠에게도 조금씩 자리를 내주고 있다.


오늘 민이를 씻다가 문득 민이가 갓난쟁이 때 생각이 났다.

예니도 그렇지만 애기일 때부터 민이 씻기는 것이 아빠 몫이었다.

하지만 처음 민이를 씻길 때는 참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아빠는 남자이다 보니 엉덩이 씻기고 하는 것이 참 낯설었다.

아내는 왜 그렇게 엉덩이를 잘 못 씻기냐고 타박했지만 아무래도 딸이다 보니 손이 잘 안갔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참 오줌때 닦아주고 하는 것이 참 어색하다.

아직 애기지만 그래도 남자와는 다르기 때문에 씻기려고 손이 가는게 참 어색했고 처음에는 민망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이제는 잘 닦아주려고 노력하고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아빠와 딸은 어려서부터 하나하나 참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그 간극을 조금씩 좁혀나가는 것이 아빠와 딸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그에 비해 예니는 둘째다 보니 아무래도 그런 거부감이나 거리감이 확실히 덜 느껴진다.

씻기는 것도 확실히 잘 씻길 수 있고 대하는 태도도 능숙해진 느낌이다.

예니는 아무래도 언니 덕을 많이 보는 셈이다.


지난 며칠 동안 예니 먹이는걸 부지런히 했더니 체중이 약간 늘었다.

씻기기 전에 옷을 벗기고 재보니 이제 7킬로를 찍었다.

물론 먹는 것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것에 희망을 느낀다.

엄마 아빠는 예니가 똥은 못 싸서 못 먹나 싶어 이것저것 좋다는 것은 다 해본다.

유산균을 이유식에 타서 먹이고 퓨레를 사다가 먹이고 소화가 잘 된다는 재료들로 이유식을 만들어서 먹인다.

하다못해 분유를 안 먹으면 칼로리라도 충분히 보충하라고 이유식에 분유까지 타서 먹인다.

그렇게 시간 간격 맞춰가며 깨워가며 부지런히 먹였더니 조금 효과가 있는지 체중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은 또래 체중에 비해서 한참 뒤쳐지지만 그래도 변화가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고무적이다.

지금처럼만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면 아빠 복직하기 전에 기어다니는 것까지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을 가져본다.


오후 시간 민이가 하원할 시간이 다 되어가자 저녁밥상을 준비한다.

민이가 잘 먹을지 모르지만 일단 오징어무국을 끓여둔다.

이건 아빠가 좋아하는 반찬이다.

예니꺼는 단호박이유식이다.

이제 쌀가루를 다 써서 이번부터는 쌀을 믹서에 갈아서 하기로 했는데 처음 하는 거라 잘 안된다.

그래도 쌀가루를 쓰는 것보다 쌀이 많이 들어갔으니 이걸로 먹기 시작하면 칼로리 보충은 충분히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간단한 반찬을 준비하고 예니를 데리고 장을 보러 간다.

슈퍼에 가서 우유를 사고 우동도 샀다.

장에 가서 야채를 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육점에서 고기도 샀다.

아침에 민이는 물있는 고기 말고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한다.

구워먹을 고기를 사서 민이를 픽업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고기를 굽고 그 동안 얼른 콩나물을 무쳐준다.

민이는 아빠가 해주는 콩나물무침을 좋아한다.

그래서 완성한 저녁밥상.

조촐한 밥상이지만 그래도 나름 신경써서 차리는 밥상이다.

민이는 고기가 맛있다며 고기랑 콩나물을 해서 밥 한그릇을 비워낸다.

아빠는 비싼 고기가 아까워서 겉절이랑 젖갈, 국만 해서 밥을 먹었다.

우리 부모님도 우리 이렇게 키우셨겠지?

저녁설거지까지 다 하고 예니 이유식을 먹이는데 거진 다 먹어서 졸린지 죽겠다고 운다.

그래도 꿋꿋히 달래가며 이유식을 다 먹이고 나니 분유는 먹을 생각을 안한다.

겨우 씻겨서 내려놓으니 좀 울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오늘부터는 낮잠은 엎드려서 말고 누워서 재우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

어찌보면 이게 잠은 잘 못드는데 자는건 더 잘 자는거 같다.

민이는 살살 꼬셔서 씻기고 잘 준비다하고 나서 목걸이 고쳐주고 신발고쳐주고 하니 잔다고 한다.

그리고 한방에 재웠다.

이제 민이는 엄마보다 아빠랑 잠드는걸 더 선호하는 거 같다.


이제 다시 야근의 시작이다.

예니는 8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 자는 것이니 언제 다시 깨서 놀지 모른다.

수유는 아침까지 2~3번정도 더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주는 운동을 한번도 못 갔다.

지난 밤에도 3시에 잠이 들었으니 6시 알람은 듣지도 못하고 끄고 잔거 같다.

내일은 부디 운동을 다녀올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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