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육아일기

육아휴직 D+129 - 변곡점

minarae7 2017. 11. 29.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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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생후 1535일, 예니 생후 295일.

육아휴직을 하고 대체로 낮에는 예니랑 하루 종일 씨름을 하고 저녁에 아내가 있는 날은 아빠가 민이 담당이다.

엄마가 없는 날은 민이를 주로 챙기면시 예니를 돌본다.

그리고 대체로 주말은 엄마가 예니를 보고 아빠가 민이랑 외부활동을 하는 편이다.

네 식구가 같이 움직이더라도 아빠는 민이랑 다니고 엄마는 예니를 챙기는 편이다.

그래서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면 예니를 보는 일이 늘 새롭고 가끔 낯설기까지 한다.

아빠가 보지 않는 주말이틀 동안 또 예니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하는 마음도 든다.

지내다가 보면 어떨때는 주말을 지나고 나면 예니가 패턴이 너무 많이 바뀌는 경우도 있어서 월요일은 늘 조심스럽다.

그래서 나에게 생활의 변곡점은 늘 주말이다.


지난주는 월요일이 되면서 이유식을 죽어라 안 먹었다.

그래서 굉장히 힘든 일주일이었다.

먹는걸 거부하면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일주일 내내 예니는 이유식을 잘 먹지 않았고 아빠는 억지로라도 먹이려고 씨름을 하면서 피차 서로가 힘들었던거 같다.


금주는 예니가 감기로 일주일을 시작해서 걱정을 참 많이 했다.

감기를 앓고 나면 수면패턴이 바뀌곤 한다.

약기운을 이기지 못해서 잠에 취해있다보면 수면패턴이 꼬이곤 했다.

지난번에는 오히려 수면패턴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감기약을 먹는데도 잘 버틴다.

낮에는 잠도 짧게만 자고 길게 자는 경우가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번주가 시작하면서 예니가 먹는게 많이 바뀌었다.

입을 쩍쩍 벌려가면서 이유식 한 그릇을 뚝딱뚝딱 비워내고 혹시나 하고 주는 분유도 50씩 꼬박꼬박 비워낸다.

욕심에 더 먹일까 하다가도 너무 한번에 늘리면 또 이 패턴이 무너질까봐 안하기로 했다.

오늘 민이 유치원에 보내고 들어와서 깨어있던 예니에게 약부터 먹이고 이유식을 먹이는데 반쯤 먹었을 때부터 졸려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한그릇을 싹싹 비워내고 나서 내려두자 바로 잠이 든다.

이유식을 9시에 먹여서 점심 이유식 텀을 만들려고 12시에 분유를 줬는데 절반인 50만 먹고 만다.

그래도 2시에 준 점심 이유식은 싹 긁어서 다 먹고 3시에 준 분유 50도 싹 비워낸다.

이렇게 잘 먹고 나면 기분이 너무 좋다.

이유식을 먹이고 분유까지 먹이고 나서 다시 이유식을 만드는 동안 놀라고 눕혀두니 뒤집지도 못하면 혼자 낑낑 잘도 논다.

이유식을 후다닥 만들고 민이가 좋아하는 콩나물국까지 끓여두고 나서 빨래 정리를 하는 동안 앉혀두었더니 혼자 벌러덩 넘어진다.

침대에서 벌러덩 누워서 반대편이 보면서 열심히 손을 빨길래 그냥 놀고 있나보다 싶었다.

근데 너무 조용해서 가까이 가보니 이렇게 잠이 들었다.

울지도 않고 떼를 부리지도 않고 저렇게 잠이 들다니 기특하다.

민이는 한번도 저렇게 자기 혼자 자본 적이 없다.

지금도 주로 재워줘야 자는데 예니는 혼자 참 잘 잔다.

자기 자리에 옮겨두고 조용히 민이 픽업시간을 기다렸다가 민이를 데리고 왔다.

민이랑 저녁으로 갈치를 구워먹고 설거지를 다하고 간식으로 딸기까지 씻어 먹을 때까지 예니는 세상 모르고 저렇게 잠을 잤다.

7시반이 다 되어서야 겨우 일어나서 울기부터 시작한다.

우는걸 겨우 달래서 이유식을 먹였는데 또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고 입가심으로 분유까지 50을 먹었다.

예니 먹을거까지 싹 정리해두고 오층 할머니댁에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씻고 잘 준비를 한다.

예니 약부터 먹고 씻겨서 자기 자리에 딱 눕혀둔다.

약은 조금 뱉어내기는 했으나 먹은게 더 많으니 더 먹이지 않기로 했다.

민이가 아빠랑 장난을 치면서 씻고 나와서 로션을 바르고 잘 준비를 한다.

민이가 씻는 사이 예니는 혼자 앵하더니 잠이 들었다.

민이도 머리 말리고 누워서 금방 잠이 든다.


혼자 아이들을 돌보다보면 먹이는 것과 씻기는 것이 참 일이다.

놀아주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혼자 노는 방법을 찾기도 하고 칭얼대기도 하지만 어쨌든 먹이고 씻기는건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래도 오늘은 민이 예니 두 아이 모두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늘 오늘만 같은 하루면 참 편하겠지만 그런 날은 많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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