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육아일기

육아휴직 D+148 - 복귀

minarae7 2017. 12. 1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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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생후 1554일, 예니 생후 314일.

지난 목요일에 병원에 입원하여 금요일에 허리 시술을 받고 토요일에 퇴원하였다.

왠만하면 병원에 입원까지 하지 않았을텐데 다리에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안들어가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

비용도 문제이지만 스케줄을 빼기도 쉽지 않았다.

빈 자리가 생기면 누군가가 빈 자리를 매꾸어주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것이다.

어쨌든 버스를 타고 병원에 걸어가서 검사하고 입원하고 혼자 누워서 영화를 실컷 봤다.

계속 누워있어야 하니 못 봤던 영화들이나 실컷 봐야지 했는데 결국은 대부분 봤던 영화들을 다시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시술을 받아야 하니 자정부터 금식을 하게 되었다.

아침에 시술을 받는다고 했는데 점심이 다 되어서야 시술을 받았다.

시술을 받고 나서는 3시간이 지나고야 앉을 수 있고 그 전까지는 계속 누워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은 첫끼를 4시반이 되어서야 먹을 수 있었다.

전날 저녁을 먹고 시술하고 나서 저녁을 먹은 셈이니 엄청 배가 고팠다.

시술을 마취를 하고 하는 것이어서 그렇게 아프지 않았는데 시술을 하는 와중에서 배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배가 고팠다.

오후 4시반에 엄마가 사다주신 죽을 다 먹고 5시에 다시 병원에서 나온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아내가 병원에 와서 과자와 콜라를 사다주었는데 그것도 다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무튼 엄청나게 먹었던거 같다.


병원에서 6인실을 사용했는데 맞은편에 한 남자가 나랑 동갑이었다.

그래서 가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중학교 동창이었다.

물론 같은 반이 한번도 된 적이 없으니 얼굴도 이름도 몰랐지만 나이가 같고 같은 학교를 나왔으니 동창은 동창이다.

이 녀석은 교통사고로 벌써 두달째 병원 신세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수술과 재활이 한참 더 남아있어서 언제 퇴원할지 기약이 없다고 하니 안스럽다.

그냥 남이었는데 동갑이고 같은 학교 출신이라고 하니 마음이 짠하다.

기회가 되면 친해지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나랑 어울릴만한 친구는 아닌거 같아서 일부러 연락처를 물어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토요일에 집에 와서 아내는 예니를 보러 수원으로 갔고 민이는 아빠랑 있는다고 집에 남았다.

아빠가 병원에 입원해야 하니 예니는 수원 할머니댁으로 피신을 갔다.

민이는 사실 아빠랑 있겠다고 남은게 아니고 언니, 오빠랑 노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안 간 것이다.

토요일도 언니 오빠랑 실컷 놀고 씻는 것도 언니랑 씻고 10시에 뻗었다.

일요일도 눈떠서 밥먹자마자 올라가서 언니 오빠가 낮잠을 잘 때까지 실컷 놀았다.

비록 중간중간 오빠랑 싸우고 울고 했지만 나름 하루 종일 잘 놀았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다현이가 애들을 화해시키고 잘 다독여서 놀았다.

이제 애들이 이만큼이나 컸구나 싶었다.

아빠는 집에 내려와서 누워서 좀 쉬고 민이는 계속 오층에서 언니 오빠랑 놀았다.

아빠는 계속 요양모드.

민이가 잘 준비 다하고 자려고 할 때 엄마가 와서 민이는 신이 나서 엄마 아빠 사이에 누워서 잠이 들었다.


오늘은 아침에 눈이 엄청 많이 왔다.

아이들은 신나서 눈장난을 하면서 놀았다.

길이 미끄러우니 버스도 늦게 왔고 아이들은 더 신나서 뛰어다니고 눈도 뿌리며 놀았다.

민이도 친구들과 잘 놀았고 아빠도 같이 놀아주니 아주 아이들이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뛰어다닌다.

장갑을 끼고 갔는데 버스를 탈 때는 다 젖어서 결국 벗어두고 갔다.

아이들은 눈이 신나지만 어른들은 눈이 미끄러워서 싫다.

나도 눈이 많이 오면 교통부터 걱정하는 걸 보니 어쩔 수 없는 어른인가보다.


오늘도 하루 종일 침대에서 누워서 요양을 했다.

동영상을 보다가 잠을 자다가를 반복하였고 잠깐잠깐 일어나서 설거지를 하고 밥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되도록이면 누워있으려고 했다.

이제 수요일에 예니가 집에 오면 이렇게 누워있을 만한 시간도 많지 않을 것이다.

당분간 주어진 요양시간에 충분히 요양을 즐겨야겠다.


오늘 지난 주에 촬영해 간 <한국사람>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된다고 작가에게 연락이 왔다.

동영상도 보내주고 링크도 보내주고 해서 봤는데 너무 잘 나와서 계속 보게 된다.

내가 나온 화면이고 내 목소리가 들어간 동영상인데 너무 잘 만들어져서 계속 보게 된다.

여기저기 공유도 하고 자랑도 했는데 정작 텔레비전에서는 볼 수가 없다.

몇 시에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볼 방법은 텔레비전을 틀어두고 하루종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 짓은 못하겠다.

어쨌든 동영상은 봤으니 언제가 지나가다가 보면 다행이고 못 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동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공유됩니다.

https://www.facebook.com/kbskorean/videos/vb.2014369582126662/2067903140106639/?type=2&theater


이제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으니 생활에 다시 집중해야겠다.

복직도 이제 한달밖에 남지 않아서 슬슬 복직준비도 해야하고 이사준비도 해야할거 같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허리 시술도 했으니 몸관리도 좀 더 신경써야할 거 같다.

민이를 많이 안아주고 싶고 예니도 아직 더 많이 안아줘야 하는데 허리가 이 모양이니 당분간 그러지 못할거 같아서 속상하다.

민이도 아빠가 못 안아주는걸 이해했는지 이제는 안아달라는 말을 안하는데 그런 것도 속상할 뿐이다.

부지런히 몸관리해서 다시 건강한 몸으로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놀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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