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육아일기

육아휴직 D+162 - 이산가족(2018.1.1)

minarae7 2018. 1. 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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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생후 1568일, 예니 생후 328일.

우리 가족이 뜻하지 않게 이르게 이산가족이 되었다.

민이가 감기 심하게 걸려서 예니와 격리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민이와 엄마는 수원 할머니댁으로 먼저 내려갔다.

원래 계획보다 이틀이나 빠르게 내려갔다.

수요일에 엄마랑 내려가기로 했었는데 감기로 인해서 일정이 앞당기진 것이다.

예니가 아직 많이 어리다보니 감기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민이가 유치원을 안가서 수원에 가 있을 수 있다.

유치원을 가야하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같이 있어야 하는데 다행이 옮기는 과정에서 방학이 길어졌다.

아빠랑 예니랑 일요일에 수원으로 내려갈 때까지 각자 생활을 해야하는 이산가족이 되었다.


민이는 7시도 되지 않았는데 일어나서 자기가 6살이 된게 맞냐며 물어본다.

우리 부부는 어제밤 레미제라블을 보고 자느라 새벽에 잠이 들었는데 꼭두새벽에 일어난 민이 덕분에 잠을 설쳤다.

놀아달라고 징징거리는 민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서 책을 좀 읽어주고 아빠는 바닥에 쓰러졌다.

엄마가 들어와서 민이 짐을 싸고 엄마 출근할 옷을 싸고 했다.

짐을 다 쌀 때쯤 아빠가 일어나서 민이 아침을 챙겨먹이고 짐을 차에 실어서 주었다.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이는 식구에도 예니는 잘 일어나지 않았다.

이른 아침에 분유를 드신 예니는 10시가 될 때까지 잠을 잤다.

오늘부터 예니랑 아빠랑 4일을 같이 있어야 하는데 제일 걱정은 울면서 먹는 이유식이다.

원래 이유식을 매우 잘 먹었는데 이제는 이유식을 먹이려고 앉히기만 해도 울기 시작한다.

어쩔 수 없이 울면서 이유식을 한 그릇씩 비우고 있다.

오늘도 삼시세끼를 다 울면서 먹었다.

억지로 먹는 예니도 힘들지만 억지로 먹이는 아빠도 마음이 편치않다.

그래도 안 먹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억지로라도 먹여야겠다.

좀 잔인한거 같고 예니에게 미안하지만 어쩔 때는 울면서 먹어서 평소보다 많이 먹는거 같기도 하다.

아침 이유식을 먹이고 아빠도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먹고 마지막 이유식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것만 만들어두면 금주는 이유식 걱정없이 지낼 수 있다.

닭안심 베이스에 호박고구마와 양배추를 넣어서 이유식을 만들었다.

점심 이유식은 막 만들어서 냉동실로 향한 호박고구마양배추 이유식.

역시 울며서 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 그릇 뚝딱 비웠다.

아빠가 하루 종일 안고 다니고 안고 재워주고 했더니 효과가 있는지 점심이유식에는 2숟가락을 먹을 때까지 울지 않았다.

그 후는 울면서 먹었지만 어쨌든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야겠다.

아빠 저녁은 오층에서 얻어먹고 집에 내려와서 예니 분유를 먹였다.

너무 분유를 안 먹인다는 아내의 핀잔에 사이사이 분유를 먹이고 있다.

분유를 먹이고 좀 재웠다가 씻기기 전에 이유식을 먹였다.

이전에는 씻는 것도 장난치면서 잘 씻었는데 이제는 뭘 좀 아는지 옷만 벗겨도 울기시작한다.

마지막에 행굴 때는 잘 놀면서 씻는게 싫어서 우는거 같다.

씻고 나와서 분유도 먹고 한참을 놀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민이랑 셋이 있을 때는 씻겨두고 눕혀두면 금방 잠이 들곤 했는데 오늘은 그래도 잘 안잔다.

예니도 언니가 없는걸 아는걸까.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이유식을 잘 먹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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